목사님(이라 쓰고 사기꾼이라 읽는다) story

요새는 뉴스를 봐도 서로 싸우고 인터넷에서도 서로 싸우느라 바빠 뭐하나 읽기가 두렵다. 그래서 머리도 식힐겸 흥미진진한 이야기 하나 써본다.

나는 매주 일요일마다 교회에 나간다. 아니 엄밀히 말하면 와이프 때문에 끌려나간다는 표현이 더 맞다. 그래도 그에 대한 심각한 불만은 없다. 와이프의 종교활동 역시 존중 받아야하고 결혼 전 부터 합의된 내용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주 듣게 되는 목사의 설교는 정말 말로 이루 말할수 없을만큼 끔찍한데.. 당연히 재미도 없고 너무 두서없는 내용이 많아 한국말로 하는데도 불구하고 무슨말하는지 못 알아들을 정도이다. 게다가 재미도 없는데 설교시간은 뭐가 이리 길어! (이것은 나뿐만 아니라 신앙 좋으신 다른 신자들도 인정하는 부분)

설교를 더럽게 못하는 것과는 별개로 이 목사님의 이력은 정말 화려하기 그지없다.

젊었을때 미국에 유학을 와서 Biomedical 그리고 Neuroscience 에서 박사를 "땄다고 하고" 지금 교회로 부임하기 전에는 자그마치 하버드 의대에서 겸임 교수를 몇년동안 "했다고 한다". 이것은 그냥 신자들이 하는 이야기가 아니라 "크리스천 투데이" 같은 기독교 언론에서 목사 약력으로 나오기도 한다. 순전히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그렇게 학력이 출중하니 설교를 엉망으로 해도 교인들이 꾹참고 목사를 우러러보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런데 얼마전 주변에서 일하는 포닥분이 직접 목사님한테 들었다며 어마무시한 약력들을 이야기해주었다.

우선 우리목사님은 학부를 1년만에 졸업했고 대학원도 2-3년만에 끝내서 20대에 박사를 땄단다. 그리고 UPENN 와튼 스쿨에서 MBA를 마쳤고 회사를 하나 설립했는데 그 회사가 자동문에 들어가는 proximity sensor를 처음으로 개발한 회사라서 젊은 시절에 수백만불의 연봉을 받았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작 자신의 내면은 진정한 만족을 못 느꼈다고 한다.

그러다가 우연한 기회로 하나님을 영접하고 감화를 받아 회사를 때려치고, 신학교에 입학해서 목사가 되었단다. 목사가 된 이후에도 바이오메디컬에서 저명한 연구자로 이름을 떨쳤으며 황우석 사태가 터졌을 무렵 서울대에서 조사위원으로 초청받아 활동했다고 한다. 그 인연으로 2007년 이명박 대통령이 당선했을 때 나경원의원으로부터 직접 도와달라고 연락을 받았고, 이명박과 직접 만나서 이야기도 나누었는데 내가 당신 정부를 도와주면 나중에 목사로 되돌아갈수 있겠냐고 물어봤고, 이명박은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았기에 다시 미국으로 돌아왔다고 한다.

그 후에도 하버드에서 조직행동론으로 박사를 또 땄는데 이건희가 자기집에 초대해서 스카웃 제의도 받았지만 자신은 거부했다한다.

(이건 뭐 솔방울로 수류탄을 만들었다는 수령님 수준...)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이런 이야기를 듣고 의심을 할수밖에 없다. 너무 말도 안되는 않은가? 대학교를 어떻게 1년만에 졸업할수 있지? 졸업이수학점만 120학점이 넘는데 1년안에 그것을 다 들을수 있다고? 한학기에 들을수 있는 max학점이 21학점 아닌가.. 그런데도 놀라운 점은 이 포닥님은 허무맹랑한 약력을 문자 그대로 믿고 있었다는 말이다. 너무 어이없었던 나는 한번 직접 찾아보기로 했다.

일단 그 정도로 저명하신 분이라면 엄청난 양의 논문들이 있어야 했기에 구글 스콜라로 검색을 했다.
응? 목사님 이름, 전공, 졸업년도(1986)로 검색을 했는데 논문이 단 한편도 안나오네?? 물론 동명이인들이 쓴 논문들이 몇개 나오긴 했지만 본인이 졸업했다던 Biomedical engineering 그리고 Neuroscience에 해당되는 논문은 단 한편도 없었다.

그래서 본인이 박사학위를 땄다던 그 학교 도서관 홈페이지에 들어가 박사학위논문(dissertation)을 검색했다. 
또 없다! dissertation이 없는 phd라니..이게 가능한 일인지? 물론 나는 해당 학교 학생이 아니기때문에 검색이 제한될 수도 있다.

그래서 내가 아는 선배한테 부탁을 했다. 실은 그 선배가 몇년전 그 학교에 부임해서 일하고 있었거든ㅎㅎ
그 선배가 하는 말- 목사 이름이 저자인 박사학위 논문은 존재하지 않는단다. 심지어 1980부터 1990년까지 졸업한 박사들을 대상으로 Last name이 Chang씨인 사람을 검색도 해보았는데 (목사님이 장씨임) 마찬가지로 존재하지 않는단다.

나의 의심은 확신으로 바뀌기 시작했다.

그 다음은 UPENN의 와튼 스쿨- 이 목사는 1991년에 와튼스쿨에서 MBA를 땄다고 한다. 물론 MBA라서 박사논문은 존재하지 않고 마찬가지로 논문도 나올리가 없다. 하지만 내가 아는 친한 친구가 몇년전에 와튼에서 실제로 MBA를 땄기 때문에 그 친구한테 동문검색좀 해달라고 부탁을 했다.

마찬가지로 와튼 스쿨 졸업생 중에서 목사 이름을 가진 사람은 존재하지 않는단다. 혹시나 와튼스쿨이 아니라 다른 전공일 가능성도 있어서 UPENN 전체 한국인 동문록에서 검색을 해보았는데 그런 사람 없댄다 한국인 동문록에 포함이 안되어있을가봐 UPENN전체 졸업생 동문록에서 검색을 해보았는데 마찬가지였다고-

이쯤되니 목사의 약력중에 무엇이 진실인지 의심이 들기 시작했다.

하버드에서 박사학위를 땄다는데 목사가 쓴 박사학위 논문은 존재하지 않았으며 하버드에서 겸임교수를 했다는데 그 사람이 했어야할수업이나 세미나 정보는 하나도 뜨지 않았다. 아니 영어로 이 사람 이름을 검색해도 아무것도 나오지 않는다. 그 정도로 대단한 사람이라면 한국 언론에서도 한번 정도는 다뤄줄만한데, 오로지 기독교 언론 몇개에서만 하버드 교수라고 칭송할 뿐이다.

황우석 사태때에는 서울대로부터 직접 초청까지 받았다길래 2006년에 발간된 "황우석 교수 연구 의혹 관련 조사보고서"도 다운받아보았다. 당연히 위원회에 목사이름은 없었. 외부 연구자로 자문받아서 이름이 포함되지 않았겠냐고 반문할수도 있겠지만 보고서에는 피츠버그 대학에서만 면담을 했지 목사가 자신이 졸업 그리고 일했다는 다른 대학교나 하버드 대학교에서는 자문받지 않았다. 피츠버그 대학과 이 목사하고는 아무런 관련도 없고- (아래 보고서 캡쳐 참고)


이 쯤되니 나로서도 별별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맞는 사실이 하나도 없네. 이 새끼는 도대체 뭐하는 새끼야? -_- 신학대학 졸업했다는 것 마저 뻥이 아닐까?
 
아무튼 일이 매우 흥미롭게 진행되고 있다. 아직 진행되고 있는지라 포스팅은 여기서 마무리해야할 것 같지만 그래도 조만간 2탄을 쓸수 있을것 같다. (이런 글은 어디에 올려야하나요;; 사기꾼 밸리가 없네. 미국에서 일어난 일이니까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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