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속장소에서 기다리다가, 온다는 사람이 늦는다길래 서점에서 시간을 때우기로 했다.
이것저것 훑어보다가 내 손에 잡힌 책은 금나나씨가 쓴 "나나의 네버엔딩 스토리"~
간단하게 내용을 요약하면, 엄친딸이 있었는데, 20여년동안 승승장구하다가 크나큰 시련에 부딪혀 좌절을 하고 스스로를 잃어가다가 다시 희망을 가지고 일어선다는 내용이다. 그러니까 제목도 네버엔딩스토리이다.
내가 엄친아이런 것은 절대 아니지만, 그래도 내용을 읽어보면서 공감을 넘어서서 교감까지 이루어지는 부분이 있었다.
그녀는 26개 의대대학원에 지원해서 5군데에서만 인터뷰를 받고, 결국엔 다 떨어졌고..
난 국내에 존재하는 5개의 해외장학재단에 지원을 다 했는데 1군데를 제외하고 다 1차에서 떨어졌고, 그나마 남은 한군데도 2차에서 떨어졌다.
나름 야심차게 준비했고, 한달에 10만원 받아가면서 한 연구실활동도 궁극적인 목표는 이것이었는데, 모두 다 날라갔다.
그렇다고 어느정도 기대했냐고 물어본다면 그것도 아니다. 인원을 많이 뽑는 것도 아니고, 내가 천재인 것도 아니고-
하지만 나도 나름 괜찮은 놈인데-_-; 그래도 지금까지 인생을 낭비하면서 살지는 않았고, 그냥 성실하게 착실하게 살아온 것 같은데 안된댄다. 그것으로는 부족하댄다. 솔직히 지금만큼 결과낸 것도 나로서는 참 대견한데- 장학재단으로는 이 것으로는 어림도 없나보다. 그럼 도대체 너네가 원하는 인재상이 뭔데? 도대체 뭐냐고-
장학금을 받은 사람들은 그렇게 잘났나? 논문이 있나? 나도 있어- 학부인턴하면서 논문도 쓰고 해외학회지에 제출도 했단 말이야. 상을 탔나? 나도 상 탔다고. 도대체 내가 어느 단계까지 가야 나에게 장학금을 받을 자격이 생길까. 내가 너네 장학금 받으려고 1학년 마치고 군대가서 21살의 기억이 없는 것도 서러워 죽겠는데- 난 참 부족한가보지? 그럼 제발, 내가 무엇이 부족한지 알려주기라도 했으면 해. 이게 내 후천적문제인지, 아니면 내 선천적 문제인지. 나의 능력아닌 나의 뒷배경이 문제인것인지 제발좀 알려달라고-!!!
하지만 이렇게 소리지른다고 해서 안준다던 장학금이 새로 생기는 것도 아니고...그냥 넋누리일 다름이다. 넋누리일 뿐이야. 나혼자만 알아주는 옹렬한 자존심이 만들어낸 넋누리일 뿐이다.
금나나는 자신이 원하던 대학원에 다 떨어졌기에 초콜렛으로 그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중간고사를 망쳤으며, 1-2달정도 폐인이 되었다. 대학원을 간절히 바라기도 바랬겠지만, 지금껏 그만큼 실패해본적이 없기 때문에 더 그럴것이다. 나는 그렇게 원하던 장학금에 다 떨어졌기에 쓴 웃음을 지으며 장학금 발표가 나온 이메일을 지웠다. 장학금을 원했던 마음이 덜 간절해서 그런것이 아니다. 너무나도 익숙해진 실패들 중에 하나였기 때문이다.
원하던 것을 이룬적보다 이루지 못한 적이 더 많고, 그러하기에 그 기분이 얼마나 드러운지 안다. 그 드러운 기분을 느끼기 싫어서, 열심히 노력을했지만, 별로 나아진 것은 없다. 내가 이번엔 좀 덜 했나보다 스스로를 꾸짖고, 다음에 좀더 열심히 해야지 다짐하는 수밖에 없다. 원인이 어디있는지도 제대로 모르는체 애꿎은 나 자신만 탓해야 한다. 열심히 한 것은 내 자신인데, 그것을 칭찬해주지 못할망정 내 스스로 나를 탓해야 한다. 내가 얼마나 열심히 노력했는지는 내가 더 잘아는데- 그러한 내가!! 내 자신을 탓해야 한다.
참 나도 금나나처럼 그렇게 1-2달 처럼 폐인이 되어보고 싶다. 한번 크게 실패해도 좋으니 그렇게 승승장구했으면 좋겠다.
아니면 차라리 정반대로 이러한 실패에 아무런 느낌이 없도록 아예 완전히 익숙해져버렸으면 좋겠다. 매번 나에게 다가오는 그 더러운 기분..수십번 아니 수백번은 겪어보았지만 그 기분은 결코 변하지 않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