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하...

by 에타
요샌 정말..
언제부턴지, 공부를 해도 공부를 하는 것 같지가 않고, 밥을 먹어도 밥을 먹는 것 같지가 않고, 잠을 자도 자는 것 같지가 않고..인생을 지피우던 횃불 하나가 확 꺼진 느낌이 들었다. 인생이 재미있지가 않고 흥미가 없는거다.

왜 그럴까, 도대체 왜 그럴까...하면서 고민을 하다가,
오늘 친구랑 통화를 하면서 깨달았다.


나는 지금까지 수다를 떨 상대가 없었던 것이다...


대한민국의 남자가 수다를 떨지 못해서 삶의 질이 떨어지고 일 효율이 떨어진다고 한다면, 그것은 흔히 있는 일이라고 보기 힘들다. 남자가 무슨 수다야 다들 하겠지. 그렇다고 내가 말을 엄청 많이 하고 재잘거리는 스타일이냐? 그것도 아니다. 말이 많은 스타일은 아니다. 남들과 대화를 하면 비중이 1:1이거나 내가 조금 낮은 수준 그정도?

하지만 인정할 것은 인정해야 한다. 그냥 세상 사는 이야기,별일도 아닌 이야기, 또는 소소한 개인 이야기를 다른 사람과 나눌때, 희한하게도 난 스트레스가 풀린다. 대학교에 다닐때 부터 느낀거다. 친구랑 밥먹고 카페가서 1-2시간 이야기를 하거나 듣고 있으면 스트레스도 풀리고 공부도 잘된다.

물론 흔히 있는 케이스는 아닌것 같다. 특히 남자가 그것도 공대생이 카페가서 수다떨기를 좋아한다는 것은 좀 확 깨는 이미지인듯..... 하지만 지금 미국와서 보니 꼭 그런것도 아닌 것 같은듯. 여기에 얘들은 남자든, 여자든, 공대생이든 정말 말하기를 좋아한다. 물론 여자얘들이 약간 수다를 더 떨긴 하지만, 여기 있는 남자얘들도 말하는 것은 장난아닌듯..대화를 할때 보면 묵묵하게 앉아있는 사람들은 대부분 한국인남자들이다...;;;; 말을 하기 싫은게 아니라 분위기에 적응을 하지 못하는 거다. 이렇게 말많고 talkative한 문화에-

다시 본론으로 들어가서, 내가 다니는 학교는 Institute of Technology, 카이스트나 포항공대처럼 공대 위주로 편성되어 있는 학교다. 그러니까 대학원 유학을 오신 분들은 남자분들, 특히 좀 공대에 뼈를 많이 묻으신 남자분들이 많고, 그런 분들과 같이 돌아다니면, 수다를 떤다는 것은 저 먼나라 이야기가 되어버린다.

밥먹을때도, 완전 빨리 밥먹고(하긴 뭐 나도 빨리먹긴한다) 담소를 나누면서 먹어야 할 거 같은데, 보통 대화 패턴을 보면,
1. 숙제 했냐
2. 수업은 들을만 하냐. 죽겠다.
3. 저기 옆자리 여자 예쁘네-_-


그리고 1-2-3 무한 반복?? 뭐 이러니, 대화를 해도 한 이야기를 또하고 또하고, 수다를 떤다는 개념보다는 '노가리 까는' 수준에 머무르게 된다. 좀 더 명확하게 말하자면, 나에게 있었던 개인의 소소한 일, 과거, 인생관 그런것을 서로 공유하고 이야기하고 한다기 보다 소재 1-2-3을 반복하는 수준의 대화에 머무르게 된다.

이것도 뭐;; 우르르 몰려있을 때나 가능한 거지 2명끼리 있을때에는 이거마저도 그리 잘 되지 못한다.



생각해보면 우리나라 남자들은 이야기 하는 것에 별로 즐거움을 느끼는 것 같지가 않다. 아니, 이야기 하는 것을 넘어서서 별다른 취미 생활이 없는 것 같다. 한국에서도 뼈저리게 느낀 사실...
수다를 떤다면 보통 무슨 이야기를 할까? 나 같은 경우는 뉴스 이야기 하기도 하고, 영화 보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상대방이 영화를 좋아하면 영화 이야기 엄청 하고, 또 음악, 소시나 그런 음악 말고 인디 음악도 좀 좋아하니 상대방이 음악 좋아하면 음악 이야기도 하고 책도 좋아하니까 상대방이 책 좋아하면 읽은 책 이야기도 하고 뭐 그렇다.

하지만 우리나라 남자 치고, 영화나 음악(소시, 카라같은 대중가요 제외) 그리고 책 같은데 특별한 취미를 가지고 있는 사람을 그렇게 많이 보지 못하였다. 아니 아예 별다른 취미자체가 없다!! 굳이 있다면 프리미어 리그? 하지만 축구는 내가 좋아하지 않으니 이야기가 통할리가 없고;;;

그러니까 한국에 있을때건, 미국에 대학원을 왔을때건 남자들 끼리 있으면 별 이야기 할 것도 없고, 당연히 수다 떠는 것은 불가능하고..그냥 밥 빨리 먹고 수업가던가 도서관을 가서 재미없는 복학생 생활응 영위하는 거다. 아니 이렇게 재미가 없을 줄이야 ㅠㅠ

남자끼리 이야기 할때엔 별로 다른 이야기를 할게 없네..영화이야기를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정말 전공이야기, 여자이야기-_- 그 2가지 이야기만 왔다갔다 하면서 학부때부터 지금까지 걸어온것 같다. 아 군대이야기도 있구나-_- (그런데 다들 편한데 갔다와서 이야기 하면 내가 항상 배가 아팠음...)


상황이 이렇다 보니, 남자들끼리 있으면 자연스럽게 술을 마시게 되고, 술을 왕창 마셔야 그때부터 겨우겨우 말이 나오게 되고..별다른 취미 없이 그냥 남자들끼리 만나면 자동으로 술집가게 되고.......


갑자기 한국 남자들, 일 말고는 별다른 취미 활동없는 남자들이(나도 남자이지만) 갑자기 불쌍하게 보여졌다.

정말 왜 이렇게 다들 인생을 재미없게 살까?




by 에타 | 2009/10/11 13:35 | story | 트랙백 | 덧글(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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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at 2009/10/11 21:19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에타 at 2009/10/14 04:30
63부페나 예약을.....부르르르
Commented by 휴여이 at 2009/10/12 23:38
모든 사람은 수다를 떨어야 살 맛이 나는 거 아니었어? ㅠㅠ
Commented by 에타 at 2009/10/14 04:30
모든 사람은 아닌듯;;;;
Commented by 송엉구 at 2009/10/13 23:38
술마셔라..ㅋ
Commented by 에타 at 2009/10/14 04:30
술사려면 차를 타고 마트까지 가야;;;
Commented by 8con at 2009/10/14 11:25
치기란트 해외 정모 고고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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